투니버스·OCN·온스타일·온게임넷 등 인기 방송채널을 다수 보유해 미디어시장의 강자라고 꼽혀온 온미디어(오리온 그룹 계열)는 지난해 2월만 해도 주가가 8790원까지 기록하는 등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1년 반 만인 24일 종가는 2750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tvN·채널CGV·올리브·챔프·엠넷 등을 보유한 CJ미디어. CJ그룹이 꿈꾸는 '미디어 왕국'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올 상반기 직원을 10% 줄이는 등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반기에도 추가 구조조정설이 나도는 등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온미디어, CJ미디어와 같은 방송채널(PP·Program Provider) 업체들이 흔들리고 있다. IPTV(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나 디지털케이블TV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들이 부상하면서 이들에게 방송채널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상한가를 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전망해 왔다.
그러나 방송채널 시장 1·2위인 CJ미디어와 온미디어는 이런 장밋빛 전망과는 정반대로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두 업체보다 영세한 150~200여 방송채널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 Getty Images 멀티비츠
◆ "방송채널로 성공할 수 있을까?" 꺾이는 자신감
"올해 들어서만 팀별로 1~2명 정도씩 회사를 나갔다. 많은 직원들이 예전에는 모기업인 CJ가 대기업이니까 언젠가 좋아질 것이라고 믿어왔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을 접고 있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CJ미디어의 한 직원은 담담하게 말했다. CJ미디어는 지난해 151억원 적자였으며, 올해도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 자회사인 CJ tvN도 지난해 122억원 적자에 이어 올해도 1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CJ그룹은 2년 전 CJ미디어 등 방송채널사업에 15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해 MBC나 SBS에 뒤지지 않는 미디어그룹으로 발돋음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잇따른 적자와 구조조정으로, CJ미디어 직원들조차 '미디어 왕국의 꿈'이 멀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온미디어는 올해 '외도'에 나섰다. 온미디어는 지난달 온라인게임 '케로로 파이터'를 선보이며 게임시장에 진출했다. 온미디어는 방송채널 시장 수익 1위 업체다. 지난해 3164억원 매출에 630억원 순이익을 냈다. 그러나 온미디어가 방송채널 시장에서 한계에 부딪쳤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김성수 온미디어 사장은 "1~2년 전부터 좁은 한국 방송시장에서 광고 수익만 바라보고는 더이상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당장은 힘들지만 게임과 온라인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1, 2위 업체가 이런 정도이니 나머지 PP들은 더 어렵다. 김영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국장은 "200여 채널이 있지만 이 중에서 시청률 순위 40~45위까지가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나머지는 모두 구조적인 적자에 시달린다"며 "올해는 특히 광고시장이 나빠 30위대에는 들어야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 업체 난립해 화(禍) 자초
방송 채널은 매출의 70% 이상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다. 그동안 PP 광고는 2006년 7196억원에서 2007년 8768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지난 4~5년간 매년 20% 이상의 급성장을 지속했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 불황으로 광고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특히 광고주들은 불황 때 KBS MBC 같은 지상파 방송 광고보다 PP 광고를 먼저 중단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다 PP 수가 너무 많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등록된 PP 수는 무려 219개에 달한다. 이 중에서 위성방송이든 케이블TV든 실제로 TV에서 볼 수 있는 채널은 130~150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PP로 등록을 했지만,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휴면 채널'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방송채널들이 직접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 해외에서 판권을 사온 외화(外畵)를 방송하는 데 급급한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지금까지 PP로 시장에 진입했던 채널 가운데 40%에 달하는 141개 PP가 그동안 시장에서 퇴출됐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박윤규 채널사용방송과장은 "과잉 공급된 방송채널 문제를 풀어야 PP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쉽지 않다"며 "영화 채널의 경우 수많은 업체들이 그저 해외 판권만 사다가 방송채널이라고 시작하기도 하는데 그게 사업성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 (PP·Program Provider)
위성방송이나 케이블TV에 가입하면 30~100여 개의 TV 채널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채널을 공급하는 곳이 방송채널 사용사업자다. 한 업체가 이런 TV채널을 여러 개 보유할 수 있는데, CJ미디어나 온미디어가 대표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