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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년 04월 21일 [유럽여행] 비포선라이즈

내가 재미있게 본 영화 중에
비포썬 라이즈라는 영화가 있다.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스페인으로  여행온 미국 남자가
맘이 변한 여자친구때문에 실의에 빠져
우연히 탄 열차안에서  프랑스여자와 만나
하루동안 데이트를 즐기며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영화이다.


어찌보면 흔하디 흔한 그저 그런 로맨스영화일 수 있다.


하지만
모르는 두 남녀가...
서서히 서로를 알아가며  아주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며 조금식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아기자기하고 참 정겹다.
그리고 비엔나를 배경으로한 장면 장면들은
영화을  맛깔스럽게 해준다.



<그림> 스위스의 기차역




아니...
이런것들을 다 제외하고라도
처음보는 여자와의 만남...
그리고 사랑...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슴설레이지 않은가? ^^



낯선곳에서.
처음보는 사람과의 운명적인 사랑...

아마도 모든이가 한번쯤은 꿈꾸어보는
환상일지도 모른다.


 
사실 여행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을 설레이게 한다.

낯선곳을 떠난 다는 것에 대한 상상....
일상에서의 탈출로 인한 흥분..
자신에 펼쳐질 어떤 일들에 대한 기대

이 모든것이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조금은 평소와 다르게..
그리고 조금은 과감하게 만드는 것 같다. ^^;; 
 


비포선라이즈같은 ...
운명적 사랑은 아니더라도..


유럽여행을 시작하며
이와 조금이라도 비슷한 일은 생기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봤다.




<그림 > 인터라켄의 기차역 풍경




유럽의 아름다운 풍경속에
다른 나라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서로에 대한 호기심어린 눈빛
잘 안되는 의사소통이라도  서로에 대한 관심으로
열심히 나누는 바디랭기기...


여행을 더욱 운치있게 만들어주지 않는가....^^


그러나, 여행을 하며..
바쁜일정과  지친몸.. 그리고 일행들로 인해
사실 그렇게 쉬운일만은 아니였다.

그래도 이런일은 언제 안 생기나
호시탐탐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정말 그런일이 생길만한 찬스가 생겼다.


베네치아여행을 끝내고...
나폴리로 가기위해..  산타루치야역에서 기차를 기다렸다.





<그림> 베네치아 풍경




일행중 한명이 스위스에서 밀라노에 갔다가
베네치아에 합류하기로 해서..
일행도 역시 기다리고 있었는데  웬일인지...
오지를 않는다..


휴대폰이라도 있었으면...^^;
벌써 우린 휴대폰에 중독되어 있나보다.
없으면 이렇게 불편하니....


하여간, 일행이 안오는것도 걱정이지만..
오늘 타야할 열차가  말로만 듣던 콤파트먼트였다.


유럽의 기차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배낭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야간에 이동하며
이용하는 기차는
보통 쿠셋이라고 하는 6인용 침대칸으로...

방문을 걸어잠글수 있고 좁기는 하지만,
험악한 유럽에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고
침대에 자면서 수면을 취할 수 있어서
많이 이용을 한다.


그러나 컴파트먼트칸은
쉽게 이야기하면 우리나라 새마을호같은 편안한 자리이기는 하지만,
6인 1실이고 문이 있기는 하지만 커튼만 칠 수 있을뿐...
잠글 수는 없다.


따라서, 밤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
그럼 왜 이런 컴파트먼트를 예약하게 되었느냐..



여행을 시작하며, 가지고 있었던,
오해 몇가지 중 하나가...

열차는 예약만하면 된다는 것...--;;
우린 여행을 하며 날짜감각과 요일감각이 없었다.


또한, 기차는 배낭여행객들을 위한 이동수단인줄로만 착각했다.
그러나 이곳에도 엄연히 주말이 있고, 현지 여행객들이 있었던 것이다.



스위스에서 베네치아로 가는 것과

베네치아에서 나폴리로 가는것을
예약하는데 미쳐 예상치도 못하게

주말에 걸려버려 좌석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쪄겠는가...
배낭여행객들은 시간이 금아닌가..

위험을 감수하고 어쩔 수 없이 컴파트먼트칸을 예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림> 컴파트먼트 좌석



그런데,

우리 일행이 5명이라 6인 1실인 좌석에서 1칸이 다른사람이
앉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래서 내심 1명이 이상한 사람이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오기로 한 일행까지 안오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결국, 일행이 오지않아서
우리끼리 기차를 타기로 하고 기차에 몸을 실었다.


일행들중 여자들을  기사도정신을 발휘하여 안쪽으로 앉히고,
복도쪽에 앉아 문을 닫고 커튼을 친 후


다음 기착지에 대한 상상만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출발시간이 다가오자,
이 사람 저사람 와서 마치 자기 집 대문열듯...
힘차게 문을 열어 제치고  묻는게 아닌가?


저 자리에 사람있냐고?


처음에는 당연히 있다.. 일행이 화장실갔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것도 한두번이지...


잠이 들만하면 문열고 물어보는데 미칠 것만 같았다.


아~ 띠바...


그런데출발 후 2시간쯤이 지났을까...

아~ 저 자리에 사람을 앉히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기왕이면 묘령의 여인으로..ㅋㅋ


부랑자같은 집시를 앉힐 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잠든사이 무슨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고....


또 정말 내가 꿈꾸어왔던 비포썬라이즈같은 일이
정말 벌어질 수도 있는것이고.. ^^;;

생각해보니 정말 찬스아닌가...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자리를 물어보는 사람은 모두 시커먼 남자들뿐이다. --;;


한참 기다리고 나니
드디어  젊은 여자하나가 자리가 있냐고 물어본다...


어슴프레한 불빛에 모습을 보니
미모의  백인여자인거 같다..


난 자리에 주인이 없다고 어서 들어와서 앉으라고 했다.
무척이나 기뻐하는 여자...^^  

그 뒤로 째려보고있는  한등치하는 남자들..-.-;;
우리가 11시쯤 기차를 탔으니 이미 새벽 1-2시쯤 된거 같다.


다른 일행몇몇은 이 살벌한 상황에서도 이미 잠이 들었다... --;;
나와 다른 일행 한명은 그 낯선 손님과  간단한 인사를 했다.

동침하기전에 상견례는 해야하는게 아닌가..^^;;;


그런데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며 자세히 보니
처음에는 어두워서 몰랐는데... 스치는 불빛에 보니..
정말 나보다 한등치하는게 아닌가...


로마로 여행중인 러시아대학생이라고 하는데..
얼굴은 그렇다치고..
정말 운동을 하는지... 

나보다도 체격이 좋은 것 같았다.


그외
여행을 하는 이유,  지금 로마를 가는 이유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행에 피곤함때문인가..
기대에 못미쳐서인가..

이내 잠들고 말았다...


그렇게 내가 잠든 사이...
해는 떠버리고 말았다....


정말 영화는 영화일뿐일까?
참으로 아쉬운 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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